10대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교회 신도가 지난 5월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0대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교회 신도가 지난 5월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인천지법서 4차 공판…검찰, 합창단장 범행 여부 집중 추궁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신도가 공범으로 함께 재판을 받는 합창단장의 범행 개입 여부에 대해선 부인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장우영)는 4일 아동학대살해와 중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신도 A(여·54) 씨 등 3명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전날 법정에서는 A 씨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으며 교회 합창단장 B(여·52) 씨 등 나머지 공범 2명도 함께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았다. 검찰은 증인신문에서 여고생 C(17) 양이 숨진 이번 사건에 교회 설립자의 딸인 B 씨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사는 A 씨와 B 씨가 과거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며 "평소 B 씨에게 새벽 운동 여부를 허락받은 걸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물었고, A 씨는 "C 양을 돌보는 상황에서 (운동을 가게 되면) 다른 누구한테 맡겨야 해 물어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A 씨는 "B 씨가 전적으로 책임지거나 관리하는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검사의 추가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A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월 자신은 C 양과 함께 교회 216호에서 함께 지냈고, B 씨는 맞은편 215호에서 업무를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조사 때는 ‘B 씨의 허락을 받고 다른 신도와 함께 C 양을 관리했다’고 진술했는데 맞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A 씨는 "확실히 기억 안 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며 말을 바꿨다. 그는 "지난 2월 중순에 C 양에게 수면제를 먹일 때 B 씨의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누가 시켰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C 양의 상태를 B 씨에게 전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검사가 추가로 제시하자 "보고가 아닌 일상생활에 관한 내용을 그냥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합창단장인 B 씨가 A 씨 등 신도들에게 "피해자를 감시하면서 결박하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했고, 이행 상황을 보고받기도 한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증인신문에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피해자가 스스로 몸을 (줄 같은 걸로) 묶어 달라고 하기도 했고, 고맙다고도 했다"며 "교회에서 도망가려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A 씨 등 3명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C(17) 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C 양에게 성경 필사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게 했다. A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C 양이 자해해 막으려고 했다"며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C 양 어머니 또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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