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레아 이피 지음│오숙은 옮김│열린책들
런던 정경대 정치이론 교수이자 주목받는 현대 사상가 중 한 명인 레아 이피의 회고록이다. 알바니아 출신인 저자는 조국이 격변에 휩쓸리는 것을 목격하며 성장했고, 그 풍경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소설적 형식을 가져온 책은 1990년대 알바니아가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되던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저자는 알바니아에 조금씩 자본주의가 싹트자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많은 이들이 희망을 품고, 들떠있었다고 당시를 돌아본다.
종교에 대해 다시 말할 수 있었고, 투표를 통해 선출직을 뽑을 수 얻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그리고 약속된 ‘자유’는 오래가지 않았고, 때론 전혀 오지 않은 듯 보였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나라는 파산했다. 국민 상당수가 재산을 잃었고, 망명을 떠나다 죽어갔다. “1990년에 우리는 가진 것이 희망밖에 없었다. 1997년에 우리는 희망마저 잃었다.” 희망이 산산조각 났다.
책은 저자가 청소년기에 쓴 일기 등이 바탕이 됐다. 냉소적 이야기가 복잡한 시대 상황과 맞물리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공산주의에서 겪은 고통과 갈등을 자본주의에서 또다시 반복한 이의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미덕. 그것은 자유를 향한 갈망과 삶에 대한 절박함, 그리고 이런 질문을 포함한다. ‘우리 삶에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그 답을 찾는 여정에서, 마르크스 철학을 가르치게 된 저자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설명한 말이 여운을 남긴다. “역사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그 둘 모두 자유에 관해 생각하려는 시도이다.” 408쪽, 1만98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