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리튬 충전지 사용
“불 나면 신속대피가 최선”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지역 골프장의 카트에 소화시설이 돼 있는지 확인토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문화일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문체부가 지난 7월 말 전국 지자체에 골프장 안전점검 시 카트 내 소화시설 설치 유무를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골프장 업계 및 소방 전문가에 따르면 골프장 카트는 대부분 리튬 기반의 충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불이 났을 때 일반적인 소화기는 무용지물에 가깝고, 오히려 대피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문에 담긴 골프장 안전점검표에는 카트 점검 부문에서 ‘화재 발생 시 사용 가능한 소화설비(소화기 등)가 카트에 준비돼 있느냐’는 내용의 점검 항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이달 말까지 카트 내 소화설비 유무 등을 포함한 점검 내용을 회신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점검 대상은 전국 골프장 537곳 모두다.
문체부는 이번 카트 내 소화설비 점검이 법령 개정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카트 내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골프장 안전점검은 각 시도 공무원이 하게 되는데, 지적사항이 나오면 영업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된 검사 항목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설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카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기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부분 카트의 경우 리튬을 원료로 한 충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일반적인 소화기로는 불을 끄기가 어렵고, 불이 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해 119에 신고하는 게 가장 안전한 대처 방법인데 소화기를 설치하는 게 타당하냐는 반론이다. 이와 관련, 한 골프장 관계자는 “카트에 불이 나면 대부분 충전지가 과열되거나 화학 반응으로 폭발했을 경우일 텐데, 그때 가장 지혜로운 대처 방법은 얼른 카트에서 내려 소방서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현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탁상공론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골프장 사고와 관련해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점검 항목이 추가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불 나면 신속대피가 최선”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지역 골프장의 카트에 소화시설이 돼 있는지 확인토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문화일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문체부가 지난 7월 말 전국 지자체에 골프장 안전점검 시 카트 내 소화시설 설치 유무를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골프장 업계 및 소방 전문가에 따르면 골프장 카트는 대부분 리튬 기반의 충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불이 났을 때 일반적인 소화기는 무용지물에 가깝고, 오히려 대피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문에 담긴 골프장 안전점검표에는 카트 점검 부문에서 ‘화재 발생 시 사용 가능한 소화설비(소화기 등)가 카트에 준비돼 있느냐’는 내용의 점검 항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이달 말까지 카트 내 소화설비 유무 등을 포함한 점검 내용을 회신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점검 대상은 전국 골프장 537곳 모두다.
문체부는 이번 카트 내 소화설비 점검이 법령 개정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카트 내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골프장 안전점검은 각 시도 공무원이 하게 되는데, 지적사항이 나오면 영업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된 검사 항목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설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카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기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부분 카트의 경우 리튬을 원료로 한 충전지를 사용하고 있어 일반적인 소화기로는 불을 끄기가 어렵고, 불이 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해 119에 신고하는 게 가장 안전한 대처 방법인데 소화기를 설치하는 게 타당하냐는 반론이다. 이와 관련, 한 골프장 관계자는 “카트에 불이 나면 대부분 충전지가 과열되거나 화학 반응으로 폭발했을 경우일 텐데, 그때 가장 지혜로운 대처 방법은 얼른 카트에서 내려 소방서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현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탁상공론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골프장 사고와 관련해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점검 항목이 추가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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