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상공에 나타난 박쥐. A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상공에 나타난 박쥐. AP연합뉴스


박쥐 개체수가 줄어 해충을 잡아먹지 못하면 농부들이 살충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영아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사이언스 저널에 등재된 논문에 따르면, 박쥐 개체수가 줄어든 미국 지역에서 살충제 사용이 31% 늘었고 영아사망률이 8% 증가했다.

연구진은 실업, 약물 남용 등 영아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도 면밀히 따졌지만 직접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

카르멘 메설리언 하바드대 생식전염병 교수는 독성 화학물질 사용이 임신과 출산,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인 에얄 프랭크 시카고대 환경경제학자는 지역별로 박쥐의 하얀코 증후군과 농약 사용 및 영아사망률 등 각종 건강 지표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2006~2017년 유행한 박쥐 하얀코 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한 영아 사망이 245개 지역에서 133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대륙에서는 하얀코 증후군으로 3종의 박쥐 개체수가 10분의 1로 줄었다. 하얀코 증후군은 박쥐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감염되는 곰팡이에 의한 질병이다.

연구자들은 2000년대 중반 북동부 지역에서 코와 귀, 날개에 곰팡이가 발생해 죽어가는 박쥐들을 발견했다. 이후 미국 40개 주와 캐나다 9개 지역에 하얀코 증후군이 확산했다.

이밖에도 서식지 상실, 기후 변화, 풍력 발전기와의 충돌 등으로 인해 북미 대륙의 박쥐 52%가 15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북미 대륙에서 박쥐의 농업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연 수십억 달러에 달했으며 하얀코 증후군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농지 임차료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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