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고객부담 배달비마저 상점에 떠넘기고 무료배달 생색은 배민이 내는 기이한 구조"
"제대로 된 설명 없어 강제동의 여부 모르는 자영업자 태반"
국내 배달 플랫폼 점유율 1위인 ‘배달의 민족’(배민)이 무료 배달 서비스를 ‘가게배달’에도 적용하려는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고객이 부담하던 배달비를 상점에 떠넘기고 무료배달이라는 생색은 배민이 내는 기이한 구조"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7월31일 올린 공지문에서 오는 11일부터 배민이 배달 중개만 관여하고 실제 배달은 상점주가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수행하던 가게배달에 대해 무료배달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이 지적하는 대목은 배민클럽 적용 시 모든 배달비를 상점주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게배달의 경우 상점주가 고객과 분담 비율을 설정해 내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더 심각한 것은 가게배달에 배민클럽이 적용될 경우 기존 정액제 광고상품만 이용하던 상점주들이 ‘오픈리스트’라는 6.8% 정률제 수수료 상품을 강제로 이용해야 하고 거리ㆍ기상에 따라 늘어나는 배달비 할증까지 모두 떠맡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예컨대, 기존 배달대행료 4000원 중 3000원을 고객이 부담하고 1000원만 부담하던 상점은 배달대행료를 온전히 부담하게 되고 거리ㆍ기상할증까지 떠안아 실제 증가할 부담 금액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울트라콜’만 이용하던 상점의 경우 지금까지는 치킨을 1.5km까지 배달해왔지만, 강제적용될 오픈리스트는 이 범위가 4km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른 거리할증에 부담도 2배 이상 커지게 된다. 상점주가 거리ㆍ기상과 관계없이 최대 2900원만 부담하는 배민의 배민1이나 쿠팡이츠와 달리 무료배달 부담을 모두 상점에 떠넘긴 구조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배민은 7월 공지를 통해 "성장 기회 확장"이라며 가게배달 배민클럽 적용에 맞추어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상점주들은 어려운 공지문을 이해하지 못해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문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계약변경이 자동적용으로 설정돼 있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상점주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계약변경을 원하지 않을 경우 취할 수 있는 강제동의 해제 시점 역시 지난 5일로 종료됐다.
지난해 7000여 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배민은 최근 배민1의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려 입점단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배달플랫폼-입접업체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배달앱 수수료 인하 등 수수료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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