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톱랭커 10명 어떤 장비 쓸까

낮은 로프트에 저탄도·저스핀
스윙스피드 빠른 장타자에 적합

10명중 7명 캐비티백 아이언
그린적중률 높이는데 안성맞춤

장타 연습에 퍼팅 연습 줄어
일관성 뛰어난 맬릿형 선호


아마추어인 주말 골퍼들은 프로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클럽에 유달리 관심이 많다. 선수가 쓰는 장비를 쓰면 혹여 자신의 스코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와 같은 클럽을 쓰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골프용품 회사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많은 돈을 들여 유명 스타 선수들과 계약해 자사의 제품을 쓰도록 유혹한다. 지금은 사업을 접었지만 세계적인 스포츠용품사인 나이키가 지난 2000년 골프용품 시장에 뛰어들 무렵 당대 최고의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미국)와 전속계약을 맺음으로써 단박에 4대 메이저 회사로 성장한 바 있다.

최고의 프로골퍼들은 어떤 골프클럽을 사용할까? 혹시 이들이 사용하는 장비에는 일반인은 모르는 뭔가 특별한 비밀 같은 게 있는 건 아닐까? 주말 골퍼들의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남자골프 세계랭킹 상위 10명의 장비를 분석해 보았다.

먼저 이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를 분석해 보면 헤드 크기의 경우, 평균 456.5cc인 것으로 나타났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처럼 다소 작은 445cc짜리 헤드를 선호하는 골퍼도 있었지만, 대부분 460cc 대형 헤드를 사용했다. 과학적으로 헤드가 크면 관성모멘트(MOI)가 높아져 정타를 치지 못해도 거리 손실이 적고 방향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로프트는 평균 9.14도, 샤프트의 무게는 평균 69.7g, 강도는 대부분 X(엑스트라 스티프) 등급 이상의 강한 샤프트를 사용했다. 또 대부분 저탄도, 저스핀으로 설계된 헤드를 선택한 것도 두드러진 점이었다. 이처럼 낮은 로프트와 저탄도, 저스핀으로 설계된 헤드에 강한 샤프트를 쓰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스윙스피드가 빠른 장타자이기 때문이다.

스윙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가벼운 샤프트를 쓰는 것도 추세다. 10여 년 전만 해도 톱10 골퍼 10명 중 9명이 70g대의 무거운 샤프트를 썼다. 현재는 10명 중 단 3명만이 70g대 샤프트를 사용한다. 나머지 중 6명은 60g대 샤프트를, 50g대 샤프트를 쓰는 골퍼도 한 명 있다.

과거 프로는 머슬백 아이언, 아마추어 주말골퍼는 캐비티백 아이언이 상식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세계랭킹 톱10 골퍼들의 아이언 클럽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이 머슬백이 아닌 실수완화성이 높은 캐비티백 아이언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길어지는 전장과 빠르고 딱딱한 그린에 맞서 그린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의 결과다.

퍼터는 맬릿형 퍼터 사용이 대세로 확인됐다. 퍼터는 헤드의 모양에 따라 크게 블레이드형과 맬릿형으로 나뉜다. 블레이드형은 이름 그대로 납작한 버터 칼 같은 모양으로 헤드의 길이가 폭보다 훨씬 긴 길쭉한 모양의 퍼터를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맬릿형은 이와는 반대로 헤드 길이가 폭과 거의 엇비슷한 넓적한 모양의 퍼터를 말한다. 나무망치와 모양이 비슷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맬릿형은 블레이드형에 비해 공을 때렸을 때 유효타격면(스위트 스폿)이 넓고 헤드의 뒤틀림이 적어 상대적으로 거리의 일관성과 방향성이 좋다. 2010년에는 세계랭킹 상위 10명 중 3명의 골퍼만이 맬릿형 퍼터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무려 9명의 골퍼가 맬릿형 퍼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맬릿형 퍼터 사용이 대폭 늘어난 이유는 간단하다. 코스 전장이 갈수록 길어져 선수들이 장타 훈련에 치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퍼팅 연습 시간이 줄면서 점차 더 다루기 쉬운 맬릿형 퍼터를 찾게 된 것이다. 시즌 초 퍼팅 부진으로 우승이 없었던 세계랭킹 1위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도 선배 골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조언을 듣고 맬릿형으로 퍼터를 바꾼 이후 곧바로 6승을 거뒀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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