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이 현실과 동떨어진 법과 제도 탓에 예산 낭비의 전형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 더불어민주당 등의 반대 때문에 관련 법안의 개정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이런 요지경 양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교육교부금은 올해 68조8732억 원에서 2028년 88조6781억 원으로 늘어난다. 연평균 5조 원, 4년간 19조8000여 억 원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초·중·고 학령인구는 올해 524만8000명에서 2028년 456만2000명으로 68만6000명이나 줄어든다.
이런 황당한 상황이 빚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하기 때문이다.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못 쓰고 올해로 넘긴 예산이 8조6000억 원에 달한다. 노트북 무상 배포, 교직원 무이자 대출 등 현금·복지성 사업이 방만하게 이뤄지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내국세와 자동 연동하는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필요한 비용을 계산한 뒤 예산을 배정하거나 학령인구와 연동해 산정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많이 늦었다.
교육교부금 용도의 전향적 확대도 절실하다.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유치원·보육시설 통합 재원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교육교부금 일부를 대학에 지원하기 위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이 2022년 말 간신히 제정됐지만, 야당의 반발로 대학으로의 교육세 전입금은 정부 안인 3조 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반 토막 났다. 유보 통합에 교육교부금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진보 교육감과 교사들을 의식해 이런 화급한 일들의 발목을 잡는 거대 야당의 책임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