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장재혁(31)·김정은(여·31) 부부

저희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부부입니다. 제조업 회사 연구·개발직으로 일하던 저(정은)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년간 도쿄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 남편 회사가 해외 체류 및 재택근무를 허락해 줘 함께 일본으로 건너왔어요. 남편 역시 해외에서 살아보는 게 꿈이었다고 하더라고요.

2021년 소개팅으로 인연을 맺은 우리는 첫 만남부터 무척 잘 통했어요. 어찌나 잘 통하는지 남편을 ‘남자 김정은’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거든요. 남편도 마찬가지였다고 하더라고요. 소개팅 장소로 파스타 가게와 닭목살구이 집을 제시했을 때, 제가 후자를 택한 것을 보면서 이 사람과 만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대요. 남편은 제게 적극적으로 구애했어요. 첫 만남 이후 바로 자기가 자취하던 옥탑방에 초대하더라고요. 그곳에서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고백받아 금세 연인이 됐네요.

시부모님은 저를 정식으로 소개받기 전부터 며느리가 될 것 같다고 예상하셨다고 합니다. 연애 4개월 차, 남편과 식당에 가는데 어떤 어르신 내외가 저희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시는 거예요. 저희가 가려던 곳에서 이미 식사를 마치고 나온 시부모님이셨어요. 전 얼떨결에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렸죠. 그런데, 그날 남편이 본가에 잠깐 들를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집에 들어간 그 짧은 시간에 길가에서 또 시부모님을 마주쳤죠. 시아버지께선 하루에 두 번이나 마주칠 정도면 보통 인연이 아니라며, ‘며느리가 될 인연인가’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부부는 올해 3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편이 지난해 천운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는데, 아파트를 계약한 날 바로 프러포즈를 받았어요. 남편이 오늘 쓴 계약서를 구경하자고 해서 펼친 순간 그 속에 편지가 들어있었죠. 앞으로 평생 함께하자고 적힌 편지를 읽으며 계속 감동의 눈물이 흘렀어요. 내년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어떻게 꾸밀지 기대하고 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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