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전남 곡성·영광에 월셋집을 구해 숙식하며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차피 민주당의 승리"라고 강조하며 범야권 내부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0월 재보궐선거부터 호남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경쟁하면 진보의 분화가 시작될 우려가 깊다"면서 "아직 (혁신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기에 조국 대표의 통 큰 결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혁신당은 지난 총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공약으로 괄목할 의석을 확보했다"면서 "범야권의 절체절명의 목표는 정권 교체며, (10월 재보선의 경우) 영광, 곡성은 어차피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니, 범야권은 국민의힘 텃밭인 인천 강화, 부산 금정에서 단일후보로 승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호남월세 살이’에 들어간 조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미 곡성 월셋집을 계약했고 영광 월셋집도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이르면 추석을 앞둔 13일부터 호남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생활하며 주민들과 소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선 전남 곡성·영광 군수를 포함해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수가 선출된다. 혁신당이 4곳에 모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며 ‘협력과 경쟁 관계’를 설정한 민주당과 호남에서 격돌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4·10 총선에서 호남 지역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혁신당과 ‘호남 맹주’로 군림한 더불어민주당의 첫 대결이자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인 만큼 양당은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조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점 상태"라며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과 혈투를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호남 총력전’ 의지를 다지고 있는 혁신당은 박 의원의 견제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의원을 언급하며 "‘호남은 민주당 땅이니 후보를 낼 생각하지 말라’는 말씀 같다. (혁신당에서)한참 후보 경선 중인데 접으라는 건 예의가 아니"라며 "‘통 큰 결단’이라는 네 글자로 포장해도 의도가 가려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곡성·영광군수 선거는 대선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가 이번 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지 않냐"며 "호남에서는 혁신당과 민주당이 경쟁한다고 해서 분열로 이어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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