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응급의료 지키는 의사들
“의대증원은 행정적인 문제
일부 의사 비난 개의치 않아
정부 요청 아닌 의사의 소명”
화상전문병원들도 휴진안해
“언제나 환자를 최우선 둬야”

신봉식(린 여성병원장)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은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분만을 다루는 산과(産科)는 산모가 오면 응급 상황이 대부분”이라며 “대다수 분만병원은 이번 연휴에도 산모 응급진료와 분만, 제왕절개 수술 등을 모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요청해서가 아니라 산모와 태아를 지키겠다는 소명의식 때문에 당연히 병원 문을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언제 아이를 낳을지 모르는 산모 때문에 1년 365일 병원을 열어왔다. 이번 연휴에도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소속 병원 150곳이 응급진료를 본다. 이는 전체 산부인과의 약 70%에 달하는 규모다. 각 병원 홈페이지에는 구체적인 진료 시간이 게재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최근 응급 의료를 둘러싼 블랙리스트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일침을 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원가에 추석 연휴 휴진을 독려하는 등 응급의료 파행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신 회장은 “의대 증원은 행정적인 문제일 뿐 사람 생명과 바꿀 수 없는 사안”이라며 “바이털 의사들은 사람을 살린다는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병원을 연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두려운 것은 환자와 산모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과 일부 의사를 비판하는 국민뿐”이라며 “그 어떤 명분과 논리로는 사람을 살리겠다는 바이털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강성심병원과 베스티안병원 등 화상전문병원도 휴진하지 않는다. 통상 연휴에는 평상시보다 화상환자가 2∼3배 더 많이 나온다. 김상규 대구푸른병원장은 “화상환자가 발생하면 전국 어디에서든 1시간 30분 만에 치료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게 화상병원장들 마인드”라며 “자기가 맡은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응급·중증환자를 완벽하게 소화해 대학병원까지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도 의사 집단행동과 응급의료 파행에 대해 “환자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할 일을 먼저 하면서 다른 정당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입장이 확고한 만큼 바이털 의사들은 흔들릴 사람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2차 병원장도 “2차 병원이 경증·중등증 환자를 받아줘야 대학병원이 응급·중증환자를 보는 기능에 집중할 수 있다”며 “환자가 연휴라고 안 아플 수 없는데 정책에 대한 이견 탓에 환자들이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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