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계 개편이후엔 93.5%”
80% 넘어가면 경제성장 제약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집계한 선진국(유로 지역 포함 12개국)과 신흥국(30개국) 포함 42개국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5%로 세계 4위에 올랐다. 스위스(126.3%)와 호주(109.6%), 캐나다(102.3%) 다음으로 높다. 홍콩(92.9%)의 경우 한국 바로 뒤인 5위에 자리했으며 영국(78.7%), 미국(72.9%), 일본(63.0%)도 한국보다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제외한 41개국 평균치는 45.3%다.

다만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3.5%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한 데 따른 것으로 실제 상황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 기준연도 개편 시에는 경제 총조사 등 기초자료가 보완되면서 명목 GDP가 상향 조정된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4년 넘게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금리가 0.5%로 떨어진 2020년 3분기에 100%를 돌파한 뒤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열풍을 타고 2021년 3분기 105.7%까지 올랐다.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대출자의 상환부담을 증가시켜 가계 소비 여력을 위축하게 하고 나아가 구조적으로 내수가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장기적으로 80%대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해 8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성장이나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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