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이 현역 시절 투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전직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이 현역 시절 투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미지 때문에 수사기관서 사실과 달리 진술”…검찰, 공소장 변경 검토


도박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야구선수 임창용(48) 씨가 재판에서 수사기관에서 인정한 진술을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1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 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임 씨는 지난 2019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피해자 A 씨에게 약 8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A 씨는 “임 씨에게 빌려준 돈이 총 1억5000만 원이다”라며 “임 씨가 이 중 7000만 원을 갚은 줄 알고 8000만 원 미변제 부분을 고소했는데, 임 씨가 아닌 다른 채무자(전직 야구 선수)가 7000만 원을 변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씨는 “카지노 칩으로 돈을 받아 정확히 빌린 액수를 몰랐다”며 “A 씨에게 칩 액수로 추정되는 액수인 7000만 원을 변제해 빌린 돈을 충분히 갚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수사기관에서 도박자금 미변제를 시인한 것에 대해서는 “A 씨가 기자들과 친분이 있고, 도박 전과도 있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돈으로 무마하려고 A 씨 주장대로 인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이미지 때문에 안이하게 대응했으나, 이제는 불이익에 제대로 대응할 생각으로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임 씨가 수사 당시 인정한 진술을 모두 번복함에 따라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임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4일에 열린다. 한편, 임 씨는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일본과 미국에서도 활동했던 마무리 투수 출신이다. 특유의 꿈틀거리는 ‘뱀직구’로 이름을 날렸으며, WBC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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