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美 대선 TV토론… 낙태·이민·감세 공방
해리스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어… 여성 자기결정권 박탈”
트럼프 “현 정부 때 불법체류자들 물밀듯… 일자리 사라져”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11월 미국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당초 상대적으로 토론에 취약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해리스 부통령은 선전한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다고 평가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공격에 흥분한 모습을 보이거나 잘못된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사회자에게 지적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각종 이슈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한 민주당 컨설턴트의 발언을 인용, “빌 클린턴 이후 기억할 수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고 성적”이라며 “(트럼프) 그는 흔들리고 그녀는 정말 강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공격하는 등 애초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다가 “지금 오하이오주에서는 불법체류자들이 고양이와 개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다”며 “모두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체류자들을 (미국에) 들여보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가 사회자의 ‘팩트 체크’에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실제 토론 중 해당 시의 관계자가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경제 및 물가와 관련, “난 중산층 자녀로 자랐고 이 무대에서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를 실제로 도울 계획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기간 불법체류자들이 물밀 듯이 들어와 흑인과 히스패닉 불법체류자 때문에 미국인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쟁점인 낙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주 차원에서 낙태권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1973년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결정이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힌 것을 거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3명의 대법관을 직접 골라 임명해 ‘로 대 웨이드’ 결정을 뒤집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밀월관계를 거론하며 “독재자들이 당신이 대통령이 되길 응원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이 아첨과 호의로 당신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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