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 앞 외과전문병원 가보니

“비난속 소명 다하는 의사 많아”
환자 몰려 月100건 이상 수술

용산 “참여의사 밝힌 단체부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도 방법”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로 응급실 파행 우려가 커지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받지 못한 환자들이 각 지역 외과전문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현 수가(의료행위 대가) 체계상 외과수술을 할수록 적자지만 대다수 외과전문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다 숨지는 일을 막기 위해 응급수술에 나서고 있다. 이들 병원은 추석 연휴에도 응급환자들을 위해 수술실을 연다.

외과전문병원 민병원의 김종민 원장은 11일 서울 강북구 민병원 중앙수술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응급환자의 80%가 외과인데 최근 수술환자가 25%가량 늘었다”며 “야간 응급수술은 매일, 주말 응급수술도 5∼10건가량 집도한다”고 말했다. 민병원은 경기 북부·서울 동북부 응급환자들을 주로 맡는다. 암 환자의 경우 경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온다. 한 달 평균 수술 건수는 100건을 넘는다.
김 원장은 “극한의 피로를 버티는 건 눈앞에서 죽어가는 환자들 때문”이라며 “외과의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응급환자를 보낼 (다른) 병원이 없어 수술실을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살리는 외과는 의업 본연의 도덕성이 가장 강한 진료과”라며 “의사들이 비난도 받지만 대한민국 의료가 올스톱돼서는 안 되는 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명을 다하는 의사도 많다”고 말했다. 민병원 외 진주 제일병원·대구 구병원 등 각 지역 병원도 현재 응급환자를 받고 있다. 민병원에는 외과 1·2년 차 전공의 2명이 김 원장의 수술을 보조하는 등 사직 전공의 4명이 근무 중이다. 김 원장은 “어차피 의사를 할 사람들인데 모든 게 멈춰도 본업 주변에 있어야 병원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의료계에서 대화할 수 있는 숫자가 어느 정도 됐다면 먼저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것도 방법”이라며 “참여 의향을 밝힌 단체라도 일단 들어와 논의를 시작하면 국민이 주목하고, 기대하고, 그런 것이 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2개 단체에서 긍정적인 참여 입장을 밝혀왔다”고 했다.

권도경·손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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