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일 퇴임… 성과 없이 마무리
‘디올백 종결’ 호언장담 했지만
최목사 수심위 24일 열리면서
‘최종 처분’ 차기총장의 숙제로
이재명 법카유용도 2년간 뭉개
법조계 “수사지연, 검찰 정치중립 훼손”
이원석 검찰총장이 공식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둔 13일 퇴임식을 끝으로 업무를 마치는 가운데, 임기 내 주요 사건 중 하나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사건의 매듭을 짓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첫 검찰총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빈손 퇴임’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오는 24일로 예정되면서 이 총장 임기 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처분을 내리기 어렵게 됐다.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이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 절차를 고려해 추후 김 여사 사건 처리 시기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사건을 포함한) 주요 사건들을 임기 내 매듭짓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최종 처분은 차기 검찰총장이 내리게 됐다.
애초에 검찰에 사건이 고발된 건 지난해 12월이지만, 본격적인 수사는 그로부터 6개월 만인 지난 5월 이 총장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중앙지검은 지난달 22일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 결정을 이 총장에게 보고했지만, 이 총장은 이튿날 공정한 처리 등을 명분으로 직권으로 수심위 회부를 지시하며 사건 처분이 또다시 늦춰졌다. 수심위가 지난 6일 김 여사에게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이 총장 임기 만료 전 최종 처분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사흘 뒤 최 목사가 별도로 신청한 수심위 소집 안건이 검찰시민위원회에서 승인되며 또다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최 목사가 요청한 수심위의 소집 여부는 이 총장이 예상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수심위를 이 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이 총장 임기 내 각종 정치권 관련 수사가 지연된 것이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키고, 국민의 불신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총장은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의 ‘원칙’을 강조해 왔지만, 강단 있는 결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총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대해 처리하지 못한 게 더 책임이 크다”고 평가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검찰은 김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지 4년 3개월여 만인 지난 7월 20일에야 김 여사를 비공개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사건 관련자 중 전주(錢主) 손모 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에 대한 선고 결과를 지켜본 뒤 김 여사의 처분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수사도 2년 가까이 뭉개다가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에 관련된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뒤늦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마치 민주당에 대한 보복 수사인 것처럼 비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항공 취업 특혜 의혹이나,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 관련 의혹 등도 결론이 난 것이 없다.
이후민·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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