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임성근 구명 로비’ 주장의 근거가 된 단체 채팅방(단톡방 ‘멋쟁해병’) 참가자들의 기자회견은, 구명 로비 자체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의 ‘공작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과 함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설을 제기하며 김건희 여사가 배후에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그런데 모두 해병대 출신인 단톡방 멤버 등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것은 공작”이라면서 실상을 낱낱이 폭로했다.

구명 로비설의 단초가 된 해당 단톡방의 멤버 5명 중 민주당 당원인 김규현 변호사를 제외한 3명은 공익제보자 A 씨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A 씨는 “장경태 의원 측이 지난 7월 ‘임 전 사단장과 이종호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나’고 해서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임성근과 송호종 씨, 송 씨와 이종호가 (각각) 찍은 사진을 주면 딱 그림 나오겠는데’라고 말해서 그 사진을 제공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날짜 다른 장소 사진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했는데 (장 의원이) 7월 19일 국회 청문회에서 두 사진을 제시하며 (임성근과 이종호가) 같이 회식한 것처럼 왜곡했다. 그건 공작이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허위사실공표와 명예훼손 등의 범죄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

뒤이은 주장도 충격적이다. A 씨는 “장 의원 측에 제공한 정보가 조금 잘못됐을 수 있으니 (구명 로비 아닌) 다른 가능성까지도 살펴보라고 했고 7월 17일 장 의원실을 찾아가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있는 녹취 파일을 들려줬는데 ‘이거 들을 필요 있나요? 저희는 답은 정해져 있는데’라고 하더라”고 했다. 이런 주장만으로도 수사 당국이 ‘제보 공작’ 자체에 대한 수사에 나서야 할 당위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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