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경제동향 9월호
설비투자 10% 늘었지만
소매판매 -1.9%로 꺾여
반도체 · 차 생산도 급감
KDI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회복 제약적” 진단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체감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향후 경기진단에 대해 5개월째 ‘내수회복’을 견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당분간 내수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의 향후 목표와 기대감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10개월 연속 내수부진을 우려하면서 정부의 ‘낙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견지하고 있는 내수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이달에도 유지한 셈이다.
정부는 내수지표인 설비투자가 전월보다 10.1%나 늘어났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또 다른 지표들은 지난해 1월부터 계속된 고금리(3.5%)에 따른 암울한 내수시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재화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1.9%)는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하며 5월(-0.8%)과 6월(-0.1%)에 이어 3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전 산업생산 중 제조업은 3.8% 줄었는데, 우리나라의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8%)와 자동차(-14%) 생산이 큰 폭으로 빠지면서 수출 호조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비관론이 커졌다.
실제 KDI는 지난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10개월째 내수둔화 진단을 내놓고 있다. 8월 물가상승률(2.0%)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20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17만t)로 공급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포함해 수출 호조세가 내수시장에 온기를 확산하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물가안정 기조를 안착하고, 소상공인 등 맞춤형 선별지원과 내수 보강 등 민생안정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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