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진 모습.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진 모습. 연합뉴스

텔레그램 익명 블로그 통해 블랙리스트 아카이브 업데이트 버전 공지


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사이트에 대한 정부의 엄정 수사 방침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이트의 업데이트 버전이 버젓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 등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의 새로운 버전이 전날 공개됐다. 새로 공개된 사이트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삭제하면서도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을 다시 공개했다. 게시자는 경찰을 향해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조롱했다.

이 사이트는 근무 중인 전공의, 대학에 남은 의대생 등을 ‘감사한 의사’로 비꼬며 신상을 공개했는데, 지난 7일에는 응급실 근무 중인 의사 신상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게시자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를 통해 업데이트 명단이 담긴 사이트 주소를 알렸다.

그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면서도, "쌓인 제보는 아직 반영을 안 했다"며 명단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게시자는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의사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억울하게 아카이브 운영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선생님이 계셔서 누명을 풀어드리기 위해 (업데이트 버전을) 예정보다 일찍 출시한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김태훈)는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메디스태프, 텔레그램 등에 여러차례 게시한 사직 전공의 A 씨에 대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게시자는 본인에 대해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 의사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어서 부탁을 받아 도와드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은) 헛짓거리 그만하고 의사 선생님들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부는 의사 블랙리스트 공개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했고, 대통령실도 "신상털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역시 "명단 공개, 모욕·협박 등 조리돌림에 대해 신속·엄정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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