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현지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한국 소설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아요."
영국의 5대 출판사 중 하나인 아셰트UK의 산하 브랜드인 와일드파이어에서 애린 알리는 한국소설의 팬을 자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부터 구병모의 ‘네 이웃의 식탁’, 서동원의 ‘달 드링크 서점’ 등은 모두 그가 계약을 성사시켜 영국의 독자들에게까지 소개한 작품이다. 행사가 한창이던 5일, 현장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서 소위 ‘힐링소설’이라고 불리는 소설만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며 "영국 소설의 경우 따뜻하거나 편안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보통 판타지나 로맨스 장르에서 하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출판계를 휩쓸고 이제는 영국에까지 새로운 유행을 불러온 힐링소설. 큰 인기를 끈 만큼 알리 편집자는 "다시 한 번 트렌드가 변할 것"이라는 예상을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해외에서 부상하고 있는 장르를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로맨티시’. 로맨스와 판타지를 합친 합성어로 최근 영미권을 중심으로 출간이 됐다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장르다. 국내에도 지난 5월 출간된 레베카 야로스의 ‘포스윙’이 대표적인 로맨티시 소설이다. "사실 로맨티시 소설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출판인들조차 유행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런데 젊은 독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틱톡 등을 통해 화제가 되니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장르소설이 됐죠."
국내에 최근 ‘텍스트-힙’ 현상이 떠오르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를 인용해 ‘Z세대의 독서 열풍’이 해외에서 시작해 국내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영국 현지에서 온 출판인의 생각은 어떨까. 알리 편집자는 ‘텍스트-힙’이라는 단어는 생소하게 여기면서도 Z세대의 독서 열풍은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영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젊은 세대가 정말 책을 읽고 있어요. 틱톡을 통해 소개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일이 이제는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한국에서도 이제 막 ‘텍스트-힙’이 시작됐다면 조만간 젊은 독자가 출판시장을 점령할 걸요?"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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