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 등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 금리 격차가 축소됨에 따라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돼 금리 인하 여건이 성숙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빅컷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320원대로 떨어져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물가도 한국은행의 관리목표인 2.0%대에 진입하면서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환경은 한국은행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19일 주재한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통화정책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향후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밝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통화정책에 개입할 수 없는 정부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내수침체로 체감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서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재화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가 1년 전보다 2.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 이후 9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내림세다.
다만 한은이 걱정하는 대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더 끓어 오르게 할 수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이후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6.09%로, 1주 전과 비교해 0.11%포인트 하락하면서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