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는, 정상적인 행정부와 집권당 최고 책임자의 관계로 보기 힘들다. 24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을 앞두고 독대를 요청했다는 게 기사 거리라는 사실만 봐도 두 사람의 실질적 관계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모임 자체도 7·23 전당대회 축하 만찬 후 두 달여 만이고, 게다가 한 차례 미뤄졌던 것이다. 두 사람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여소야대 국회 구도에선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번 회동은 당정 협의 시스템은 물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현재 가장 민감한 현안은 의대 증원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두 가지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위기는 큰 탈 없이 지나갔으나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인한 취약지역의 위기와 국민 불안은 누적되고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도 교착 상태다.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정원 증원도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했으나, 대통령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김 여사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여권 내부에서도 명품백 건에 대한 공개 사과 요구가 비등하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두 번째로 통과한 김 여사 특검법에 재의 요구를 행사한다고 해도, 국민 정서를 돌려놓을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여당 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당정 관계는 파국을 맞고 여권 전체가 정치적 재앙에 휩싸일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동반 추락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입장은 평행선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개혁을 하지 않는 게 훨씬 편한 길”이라면서 타협적 자세를 비판하고,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앞세운다. 독대를 하든 전화 통화를 하든, 실질 소통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실질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공멸로 치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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