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7일 임기가 끝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의 후임이 아직 추천되지 않아 ‘10월 헌재 마비설’이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헌법(제111조)에 따라 9인의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임명, 대법원장 지명, 국회 선출 각 3인으로 구성되는데, 위 세 재판관이 모두 국회 추천 몫이다. 여야는 이들의 임기 만료를 23일 남겨둔 24일까지 후임 추천에 관해 아무런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표결 등을 생각하면 제때 선출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헌재 출범 이후 현재까지 굳어진 국회 몫 선출 관례는 여당 1명, 제1야당 1명, 여야 합의 1명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내세워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은 171석,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었다. 헌재가 시작된 1988년에는 여당인 민정당과 평화민주당·통일민주당이 1명씩 추천해 선출했고 1994년엔 민자당 2명, 민주당 1명 추천으로 됐다가 2000년에 한나라당 1명, 열린우리당 1명, 여야 합의 1명 추천 이후 이 관행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2016년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122석 대 민주당 123석으로 초박빙 승부를 펼쳤고,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38석으로 제3당을 구성하자 2018년 6기 헌재 때부터 여당과 제1·2야당이 재판관 1명씩 나눠 추천해오고 있다.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종석·이영진, 민주당이 김기영 재판관을 추천했는데, 민주당이 이번엔 야당 몫 2명을 다 가져가겠다고 고집한다. 여당이 양보하지 않으면 헌재의 기능 중단 사태가 실제로 벌어지고, 오래갈 수 있다.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국회법에 국회 추천 재판관 3인의 선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헌재는 재판관 9인 중 7인 이상이 참석해야 심리를 열 수 있다. 따라서 국회 몫 3명을 임명하지 못하면 10월 18일부터는 헌재가 기능 불능 상태에 빠진다. 이 경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되지 못해 직무정지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민주당이 강백신·박상용·김영철·엄희준 검사의 탄핵소추를 감행하면 이들의 직무정지도 부지하세월로 늘어질 수 있다. 민주당이 국회 관행을 따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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