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27일 나흘간 열린 ‘뮤콘 2024’에서는 현 음악시장을 진단하는 다양한 콘퍼런스 외에도 산업 트렌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오픈세션, 그리고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소개하는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 24∼27일 나흘간 열린 ‘뮤콘 2024’에서는 현 음악시장을 진단하는 다양한 콘퍼런스 외에도 산업 트렌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오픈세션, 그리고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소개하는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뮤직·엔터산업 집중 조명 ‘뮤콘 2024’ 성황리 종료

각국 전문가 초청해 경향 짚어
데이터 활용 마케팅 전략 제시
업계 화두인 ‘버추얼 아티스트’
AI커버곡 저작권 문제 등 논의

신인 오디션·쇼케이스 행사도
넬·페퍼톤스 등 53팀 무대 올라


글로벌 뮤직·엔터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 ‘뮤콘 2024’가 지난 24∼27일 나흘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홍대 공연장 등에서 진행됐다.
K-팝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상황 속, 이번 뮤콘에서는 인공지능(AI), 버추얼 아이돌, 빅데이터 활용 등 미래 먹거리와 기존 지식재산권(IP)을 변주한 확장성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전개됐다.



◇빅데이터·메타데이터, 新 비즈니스 발굴 위한 초석

글로벌 뮤직·엔터 산업의 트렌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오픈세션과 워크숍에는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존 핵심 비즈니스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이어지는 산업 경향을 짚었다.

미국 빌보드 데이터 관리 기업인 루미네이트의 헬리나 코신스키 글로벌 부사장은 24일 열린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기회 발견’의 연사로 나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효율적인 전략 구축을 강조했다. 팬덤 비즈니스가 강조되는 상황 속에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슈퍼 팬’(super fan)과 관련된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해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코신스키는 ‘리사’라는 이름을 가진 아티스트를 예로 들며 “‘리사’는 블랙핑크 리사를 비롯해 일본과 이탈리아의 리사, 1980년대 미국 포크 아티스트가 있고 4명의 스펠링까지 똑같다”면서 “이들을 명확하게 구분 짓는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그에 적합한 마케팅 방향이 수립된다”고 말했다.

영국 음악 출판사 팝업뮤직의 설립자인 마크 가필드는 혼재돼 있는 데이터에 일종의 이름표를 붙이는 ‘메타 데이터’ 관리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비행기 수하물에 태그가 없으면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없다”는 비유를 들며 “아무리 데이터가 많아도 정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쏟아지는 음악 데이터 속에서 고윳값을 부여해야 필요한 데이터를 구할 수 있고, 권리관계도 분명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버추얼 아티스트…“미래 음악산업의 주축”

이번 뮤콘 행사 중에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주관한 ‘2024 MWM 콘퍼런스’도 진행됐다. 올해는 ‘K-팝의 확장…AI와 버추얼 아티스트’를 주제로 현 음악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한 AI와 버추얼 아티스트의 시장성을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봤다.

K-팝의 확장과 기술의 발달은 나란히 진행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가 기술의 진화를 통해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전문적 음악성이 없는 이들도 가상 아티스트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 이교구 대표는 “생성형 AI 기술과 음악 창작 기술의 진보로 음악적 전문성을 갖추지 않아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가상 아티스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면서 “K-팝 시장은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선도적으로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술을 이용한 무분별한 ‘AI 커버곡’은 진화와 진보의 그늘이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3월 28일∼4월 11일 유튜브 내 AI 커버곡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647건이 확인됐다. 무단으로 목소리가 이용된 가수는 총 254명에 이른다. 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AI 커버곡은 음성권 침해 등 현행법상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원작 작사·작곡가 등이 커버곡 제작을 위해 음원을 무단으로 활용한 것에 복제 및 전송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뮤콘·뮤즈온 연계해 K-팝 장르 다변화

‘뮤콘 2024’에는 △오픈세션 △워크숍 △비즈니스 미팅 등 기업 간 거래(B2B) 프로그램 외에도 K-팝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뮤직 쇼케이스 등 풍성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인지도 높은 뮤지션을 포함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을 노리는 뮤콘 참가 뮤지션 44팀과 게스트 뮤지션 6팀, 해외 뮤지션 3팀 등 총 53팀이 무대에 올랐다.

26일에는 서리, 티아이오티(TIOT), 경서, 키라라 등 23팀이, 27일에는 기수, 프림로즈, 다브다, 애니멀다이버스 등 21팀이 참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뮤즈온’ 출신인 윤마치, 유다빈밴드, 거니, 곽태풍 등 11팀도 포함됐다. 뮤즈온과 뮤콘을 연계시키는 동시에 K-팝 아이돌 위주로 흐르는 음악 시장의 저변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 외에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게스트 뮤지션으로는 첫째 날 넬, 비와이, 키노가 둘째 날은 트리플에스, 페퍼톤스, 이브가 참여했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올해 뮤콘에서는 사흘 간 1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국내 뮤지션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국내외 음악,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적 만남이 유지되도록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했다”고 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