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의 제임스 딘 모습. 이 영화는 1955년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다음 달 개봉해 큰 관심을 모았다.  자료 사진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의 제임스 딘 모습. 이 영화는 1955년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다음 달 개봉해 큰 관심을 모았다. 자료 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Dream as if you’ll live forever, Live as if you’ll die today).

자신이 남긴 유명한 말처럼 열정적인 삶을 살다 24세에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배우 제임스 딘. 반항하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여전히 대중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그는 69년 전 오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55년 9월 30일, 영화 ‘자이언트’의 마지막 촬영을 며칠 전 마친 딘은 포르쉐 550 스파이더에 올랐다. 레이싱을 즐겼던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했다. 교차로에서 마주 오던 차와 충돌했고,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두었다.

짧은 인생에 그가 주연작으로 남긴 세 편의 영화는 당대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단역 배우를 하다 엘리아 카잔 감독 눈에 띄어 영화 ‘에덴의 동쪽’에서 주연을 맡았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몸부림치던 아들을 연기한 딘의 실제 삶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9세 때 어머니를 잃고 고모 손에 키워져 아버지의 관심 밖에서 살았다.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연기에 녹아들었고, 이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아카데미 최초로 사후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유 없는 반항’에서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10대의 내면적 갈등과 반항심을 연기하며 젊은이들의 우상이 됐다. 그가 영화에서 입고 나온 청바지와 가죽점퍼는 큰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찡그리는 표정과 곁눈질로 바라보는 모습은 설정이 아니라 심한 근시 때문에 생긴 버릇이었다. 그의 시력은 사물을 겨우 흐릿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죽기 전 찍은 마지막 작품인 ‘자이언트’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그는 사후에 두 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영화에 함께 출연해 깊은 우정을 나누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제임스는 매우 고독한 사람이었고, 그런 고독이 그의 연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이유 없는 반항’과 ‘자이언트’가 개봉하면서 비극적인 죽음과 맞물려 신화적 존재가 됐다. 수십 년 동안 영화, 음악, 문학, 패션,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영원한 청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생과 사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면, 죽은 후에도 살 수 있다면 아마도 그는 위대한 사람일 것이다”라고 했던 그는 그렇게 ‘불멸’이 됐다.

최근 딘이 인공지능(AI)으로 부활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백 투 에덴(Back to Eden)’이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윤리적 문제 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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