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잇단 암살에 ‘내부 공백’
새로운 수장, 이란과 관계 밀접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으로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하면서 공석이 된 헤즈볼라 수장에 나스랄라 사촌이며 헤즈볼라 집행위원장인 하셈 사피에딘(60·사진)이 선임됐다. 새로운 수장이 이끌게 됐지만 잇단 이스라엘의 공격에 지도부가 붕괴하고, 삐삐·무전기 폭발로 대원들이 대거 피해를 입은 상황이어서 헤즈볼라가 과거와 같은 위력을 되찾을지는 미지수다.

30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집행이사회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나스랄라 후임으로 사피에딘을 임명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사촌이자 헤즈볼라 집행이사회 이사장, 헤즈볼라의 군사 작전을 기획하는 조직인 지하드 평의회 의장으로서 헤즈볼라 수뇌부 일원이다. 레바논 항구도시 티레 근처의 데이르 카눈 엔 나흐르 남부 마을에서 태어난 사피에딘은 이슬람 시아파의 중심지인 이라크의 나자프와 이란의 콤에서 나스랄라와 함께 신학을 공부한 뒤 1982년 헤즈볼라 결성 초기 합류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역내 비우호적 국가에 적대적 행위를 주도해와 미국 정부의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라 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내정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에딘 가문에는 저명한 시아파 신학자가 다수 있고 형제인 압둘라는 이란 주재 헤즈볼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사피에딘은 특히 아들 레다가 2020년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 사령관인 카셈 솔레이마니의 딸과 결혼해 이란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통신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헤즈볼라 고위 간부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나스랄라와 헤즈볼라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나빌 카우크, 헤즈볼라 라드완 부대 최고 사령관인 이브라힘 아킬과 아마드 웨흐베 사령관, 헤즈볼라 남부 전선을 이끌던 알리 카라키, 드론 부대 수장인 모하마드 수루르, 미사일 부대를 이끌던 이브라힘 쿠바이시 등이 포함됐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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