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가유산진흥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원사업
올 다문화가정 등 2800명 초청
궁궐 야간개장·체험행사 지원
‘한국의집’선 사회적약자 대상
결혼식·돌잔치 무료로 열어줘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국가유산이지만 유적의 경우 사는 지역이 달라 방문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가유산을 활용한 다채로운 행사 소식조차 매일 고된 생업을 이어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먼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궁케팅’(궁궐 활용프로그램 티케팅)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궁궐 야행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가유산 활용사업을 벌이는 국가유산진흥원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 많은 국민과 함께 국가유산을 향유하고자 다양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약 2800명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궁궐 프로그램에 초대했다. 지난해 약 1000명을 모집했던 것과 비교해 2.5배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에는 ‘창덕궁 약다방’과 ‘한낮의 시식공감’ 두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궁궐의 멋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특히 창덕궁 약다방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고즈넉한 창덕궁 약방을 배경으로 궁중 병과와 한방차를 체험하며 바쁜 일상 속 쉼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편 경복궁의 인기 야간 프로그램인 ‘수라간 시식공감’을 낮 시간대로 변경한 한낮의 시식공감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1일 경복궁 행사에서 만난 필리핀 출신의 노키엘 앙자넷은 “경복궁에 처음 와봤는데 예쁜 다과를 직접 맛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K-드라마를 통해서만 접했던 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즐기니 마치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궁궐 활용 프로그램의 간판인 ‘경복궁 별빛야행’과 ‘창덕궁 달빛기행’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00명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궁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예정이다.

이름부터 독특한 ‘이어지교’는 국가유산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학교 등에 디지털 체험관이 직접 찾아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24개 기관에서 진행된 후 뜨거운 반응을 얻어 올해는 초·중학교, 복지기관 등 60개 기관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이어지교’는 크게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체험관으로 구성돼 있다. VR 체험관에서는 중생대 백악기 시대 한반도 남해안에 실존했던 공룡과 생태를 재현한 ‘공룡 화석지’, 6·25전쟁 당시 해인사를 구한 김영환 장군이 되어 비행기를 조종하는 ‘해인사를 구하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AR 체험관에서는 종묘제례악의 일무 등 ‘무형유산 볼륨메트릭’, 디지털로 경주지역을 답사하는 ‘국가유산 부도’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1957년 영빈관의 기능을 수행한 이래 전통 음식을 비롯해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의 집’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전통혼례, 돌잔치 지원 사업’이 매주 열리고 있다. ‘전통혼례’는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새터민 등을 대상으로 60팀을 지원하며, ‘돌잔치’는 한부모가족, 청소년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30팀을 지원한다. 행사 진행은 물론 피로연, 사진 및 영상 촬영까지 모든 절차가 전액 무료로 준비된다. 사업을 통해 지난 5월 수현(가명)이에게 돌잔치를 열어준 장현정 씨는 “경제적 어려움과 상황으로 아이의 돌잔치를 열기가 어려웠는데 고급스러운 한옥에서 아이의 첫돌을 기념하게 돼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다”고 했다.
국가유산진흥원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사업은 2025년 예산을 더욱 확대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시작된 후 올해 대비 10억 원의 예산이 증액된 ‘사회적 약자 배려 국가유산 교육사업(23억 원)’에 대해 국가유산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경기·강원 지역에서 진행된 ‘이어지교’ 사업을 더욱 많은 기관과 함께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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