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AFP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AFP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신임 사무총장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나토에 날을 세워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대서양 동맹 균열 우려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맞선 자유진영 연대에 방점을 둔 것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1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내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에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나는 두 후보(카멀라 해리스 부통령·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네덜란드 총리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4년간 일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문제 삼은 유럽 회원국의 저조한 방위비 지출 관련 방위비 목표치(각국 GDP의 2%)를 이행한 나라가 2014년 3개국에서 현재 23개국으로 늘었다며 "트럼프가 밀어붙인 덕분에 성과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또 나토가 중국에 대해 과거에 비해 강경해진 것과 관련해서도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처음 얘기했을 때만 해도 모든 이가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험에 대해 인식했던 건 아니다"라며 "나는 그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뤼터 사무총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선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가 굴복하는 일이 없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0년 전 네덜란드 총리 시절 일어난 ‘여객기 격추 사건’을 거론하며 "현재의 전쟁은 우크라이나 최전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해당 사건은 2014년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사된 러시아산 부크 미사일에 격추돼 298명의 사망자(196명이 네덜란드인)가 발생한 일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중국을 향해선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한 7월 나토 정상회의 합의를 상기하면서 중국의 러시아 이중용도 제품 지원, 제재 우회 등을 지적했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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