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 거점시설 지속 공습
18년 전엔 소탕 못하고 힘만 키워줘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뒤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거점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95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연계단체인 이맘 후세인 사단의 무함마드 자파르 카시르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반격에 나서 자칫 2006년 헤즈볼라 무력화 실패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레바논 남부로 진군해 험준한 국경 지역의 헤즈볼라 군대와 인프라를 겨냥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1만 명 이상으로 구성된 1개 사단(98사단)을 동원해 레바논에 대한 지상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몇 명의 군인이 국경을 넘었는지, 어디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습도 강화하고 있다. AP통신은 2일 베이루트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레바논 남부 고속도로에 있는 주거용 아파트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레바논 남부 20여 개 마을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국경에서 30마일 떨어진 아왈리 강 북쪽으로 대피할 것 촉구했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진입을 부정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어 이번 지상전이 무위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헤즈볼라 대변인 모하메드 아피프는 2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거짓말”이라면서 “우리 전사들은 레바논에 들어오려는 적군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은 병사 2명이 헤즈볼라에게 납치되자 국경으로 여겨지는 블루라인을 넘어 레바논에 병력을 투입했지만, 초기 전투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헤즈볼라 소탕에 실패한 채 헤즈볼라의 정치적 영향력만 키워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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