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한 갈등 점입가경
여의도연구원 대외비 자료
김씨 입수 배경 등 집중조사
친윤, 김씨 추천 배경 의혹 등
전면 부인하면서 신경전 격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좋아하겠다”는 취지 발언이 담긴 녹취록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갈등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외비인 여의도연구원 자료를 김 전 행정관이 좌파 유튜버에게 한 대표 공격 소재로 흘린 이후 김 전 행정관이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영전한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계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번 진상조사를 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계가 내부 분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한계 인사는 이날 문화일보 통화에서 “한 대표가 김 전 행정관 녹취가 담긴 서울의소리 유튜브 방송을 보고 다른 어떤 문제보다 굉장히 불쾌해했다”며 “(용산 출신 당원이) 좌파 유튜버와 편을 먹고 나를 공격한다는 게 말이 되는지 주변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대표는 김 전 행정관이 전당대회 이후 SGI서울보증 상근감사 자리로 영전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주변에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 사안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진상조사와 관련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건희 여사와 김 전 행정관이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이고,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이동한 것도 당에서 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한 대표가 김 전 행정관의 녹취록 발언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당대회 당시 김 전 행정관이 나경원 캠프에서 활동한 것을 근거로, 대통령실이나 친윤계가 개입한 사건이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나 후보를 위해 작업을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 지도부 내에서는 당 윤리위원회 구성을 통한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진상조사가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자극, 당정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전 행정관 녹취록 파문으로 당정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를 제외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다. ‘독대’ 논란으로 커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불편한 관계가 ‘한동훈 패싱’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정선·염유섭·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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