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美대선 부통령후보 TV토론
이란 선제공격 두고 갑론을박
월즈 “트럼프 부자감세” 비판
밴스 “해리스탓 식품값 급등”
NYT “밴스가 더 유창” 평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흙수저’ 출신 부통령 후보들이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1일 오후 9시 미국 뉴욕에서 열린 CBS 주최 토론에서 90분간 쉼 없이 설전을 주고받았다. 초반 다소 긴장한 듯한 월즈 주지사는 큰 피해가 발생한 허리케인 관련 질문부터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고, 그간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밴스 의원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토론으로 “적어도 밴스가 더 유창하다”(뉴욕타임스)는 평을 받았다.
각 당을 상징하는 넥타이(민주당 파란색·공화당 빨간색)를 매고 나타난 두 후보는 서로 악수를 한 뒤 연단에 섰다. 진행을 맡은 CBS 간판 여성 방송인인 노라 오도널과 마거릿 브레넌은 이날 가장 뉴스의 주목을 받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허리케인 ‘헐린’ 피해에 대한 질문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월즈 주지사는 “이란이 국제 영공에서 미국 비행기를 격추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고, 밴스 의원은 이란이 그 어느 때보다 핵무기 개발에 가까워졌다고 반격하며 “지난 3년 반 동안 부통령을 맡은 것은 제 러닝메이트가 아니라 당신의 러닝메이트”라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했다.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재임 기간 핵심 참모들이 잇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을 소개하며 “우리 동맹국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변덕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밴스 의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일 때 미국은 유일하게 큰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평화는 힘에 의해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상대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공세와 방어가 이어지는 모양새였다.
이번 대선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남부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에 대해서도 둘은 정면으로 맞섰다.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무너뜨리고 싶어 했기 때문에 미국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월즈 주지사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반대로 좌초된 바이든 행정부의 포괄적 국경통제 강화 법안을 집권 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문제를 두고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겨냥, “그는 주로 상위 계층에 감세 혜택을 주었고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인 8조 달러가 늘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가 실제로 한 일은 식품 가격을 25% 오르게 하고 주택 가격을 60% 인상했으며 미국 남부 국경을 개방해 중산층이 삶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인 낙태 문제에 대해 월즈 주지사는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에서 산모 사망률이 급증했다”고 밝혔고, 밴스 의원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공화당이 말 그대로 친가족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통상 부통령 후보 토론은 대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두 대선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상황이어서 작은 변수조차 중요해질 수 있어 토론에 대한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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