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송연(29)·심진선(여·29) 부부

저(진선)와 남편은 스무 살 때 같은 대학 학과 동기로 처음 만나 결혼까지 성공한 간호사 부부입니다. 남편은 저와 만났을 때부터 관심을 표현했어요. 둘 다 타지에서 왔기 때문에 가끔 본가에 갈 때 같이 기차를 타러 가곤 했는데요. 서로 기차 시간이 달랐는데, 남편이 자기 기차 시간을 저의 시간에 맞춰 바꿔 탄 적이 많았거든요. ‘이 친구가 나를 좋아하나?’ 생각이 들었죠.

어느 날, 새벽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남편이 “걱정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걱정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좋아하니까 그렇지”라고 대답해서 당황해 거절했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사귀는 건 이르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남편의 끊임없는 고백에 마음을 열었답니다.

전 남편 덕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제가 다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한 적이 있는데요. 부모님께서 휴학하고 집으로 내려오라고 하시기에 남자친구가 보살펴줄 거라며 거절했죠. 입원해 있는 동안 남편이 병원에서 제 병간호를 도맡았어요. 제가 수업을 못 들으니까 열심히 필기한 노트를 매일 병원으로 가져다주고 공유해주기도 했고요. 퇴원 후 한 달 동안 휠체어 생활을 했는데, 항상 제 기숙사 앞에서 기다렸다가 휠체어를 밀어주고, 비 오는 날엔 직접 저를 업고 계단을 내려가길 반복했어요. 남편이 아니었다면 학기를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때부터 저희 부모님은 남편을 사윗감으로 점찍었답니다.

저희는 9년 연애 끝에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올렸어요. 만난 지 오래된 데다 둘 다 간호사라 3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서로 추억을 남기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요즘은 여유가 될 때마다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해요. 서로 같은 길을 걷고 있어 그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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