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찬쉐. 문학동네 제공
중국의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찬쉐. 문학동네 제공
어느덧 노벨상의 계절이다. 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발표가 예정된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2024 노벨상의 부문별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 중 대중적으로 친근한 노벨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 노벨문학상 발표는 10일 오후 8시로 예정돼 있다.

노벨문학상 심사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후보 명단부터 수상자 발표까지의 모든 과정을 철저한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명 온라인 베팅사이트들의 예상이 주목받는다. 특히 적중률이 높은 영국 ‘나이서 오즈(Nicer Odds)’의 배당률 순위는 발표 때마다 큰 화제를 모은다. 지난해에도 나이서 오즈 배당률 2위를 기록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가 노벨문학상의 진짜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올해 나이서 오즈가 공개한 26명의 작가 배당 순위에 따르면 1위는 호주 작가 제럴드 머네인(85)이다. 한국 독자들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국내에 아직 번역서가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네인은 평생 호주를 떠난 적이 없는 작가로 작품 또한 자신이 살아온 호주 빅토리아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74년에 첫 장편 ‘타마리스크 로’(Tamarisk Row)를 펴냈으며 대표작으로는 ‘평원’, ‘백만 개의 창’, ‘내륙’, ‘경계 지역’ 등이 있다.

2012년 이후 한림원이 매년 여성과 남성을 번갈아 수상자로 발표한 만큼 올해 수상자는 여성 작가일 것이라고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2위에는 중국 작가 찬쉐(71)가 이름을 올렸다. 공동 3위에 오른 영연방 독립국 앤티가 바부다 출신의 저메이카 킨케이드(75), 공동 5위의 캐나다 시인 앤 카슨(74) 모두 여성 작가다. 특히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기이하고 몽환적으로 그려내면서 인간의 존재적 비극과 본질적 추악함을 거침없이 드러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제공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제공
주요 순위권 바깥으로 여겨지긴 하지만 대중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작가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일본의 국민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5), 미국 추리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77), 부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84) 등이다. 특히 스티븐 킹은 예상 순위에 오른 작가 중 유일하게 장르 소설만을 고집한 작가이고 애트우드 또한 페미니즘 SF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특이점이 있다.

한국 작가 중에서는 한동안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에 올랐던 시인 고은(81)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문단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에 주목하고 있다. 다수의 평론가들은 소설가 한강, 시인 김혜순 등을 꼽았다. 한강은 한국 유일의 맨부커상(현재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작가이며 김 시인은 그리핀 시 문학상을 비롯해 최근까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노벨상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런 일이지만 상을 받은 작가가 다른 작가들보다 우수하다는 뜻이 아닌 만큼 수상과 무관하게 한국 문학의 성취는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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