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 두고 공단과 소송전
새벽 출근길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면, 이는 출근길 재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뇌출혈도 요양급여 지급 대상인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단독 김주완 판사는 골프장 직원 A(72)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 했다.
골프장 락커룸 관리 새벽조인 A 씨는 2019년 3월 26일 새벽 4시반쯤 출근을 하던 중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도로에서 전신주를 들이받고 응급실로 후송됐다. 병원에서는 ‘대내출혈 및 기저핵의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다가, 2021년 7월 해당 뇌출혈이 업무상 질병 또는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며 요양급여신청을 냈다. 하지만 공단이 "평균 업무시간이 만성 과로 인정근무 시간에 미달될 뿐만 아니라, 업무적 부담은 주요 뇌출혈 유발 요인도 아니다"라며 요양 불승인 처분을 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행정법원은 "교통사고와 뇌출혈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라고 인정하면서 공단이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A 씨의 주장처럼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교통사고로 뇌출혈이 발병했다면 출퇴근 재해"라며 "반대로 뇌출혈로 의식을 잃으면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과로로 인한 업무상 질병"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목격자 진술과 119 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시 A 씨의 의식 상태가 명료했다"며 "새벽조 근무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고, 출근 중 사고에 기저질환이 겹치면서 뇌출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공단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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