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앞줄 왼쪽 두 번째)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앞줄 왼쪽 두 번째)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필리핀 정상회담 성과

체르노빌 사고 이후 가동 멈춰
대통령실 “고리원전 동일 노형”

인프라 건설·해양안보 등 협력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도




마닐라=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됐던 ‘필리핀 바탄(Bataan) 원전’ 재가동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로 수교 75주년을 맞는 필리핀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전방위 협력 체제도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바탄 원전 재가동 조사를 포함한 수 건의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두 정상은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원전과 관련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바탄 원전은 621㎿(메가와트) 규모로 건설됐다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안전 우려가 커지며 가동이 중단됐다. 38년여 만에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제성 및 안전성 관련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바탄 원전은 우리나라 고리 2호기와 동일한 노형이며, 한수원은 고리 2호기를 40여 년간 운영해 온 경험을 갖고 있어 타당성 조사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양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 데도 전격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총 20억 달러(약 2조6900억 원)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차관 공여를 통해 필리핀 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필리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사업에 9억500만 달러, PGN 해상교량 건설사업에 10억 달러가 각각 투입된다.

양 정상은 북핵 개발과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선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그러면서 북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이행을 위해 협력하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 인근에서 실시되는 미국·필리핀 연합군사훈련에 우리 군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대한 의지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5박 6일간 진행되는 동남아 순방 기간 ‘영부인 외교’를 이어갔다. 전날 윤 대통령과 함께 필리핀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영부인과 필리핀 국립미술관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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