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서 ‘통일’ 등 삭제
최,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 전망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뒷받침할 헌법 개정과 맞물려 최선희(60·사진) 외무상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때 통일전선부에 밀렸던 북한 외무성이 북·러 협력 강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 그 역할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 외무상이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최 외무상은 북한 정치 서열 15위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북한은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헌법에서 ‘통일’ 삭제, 영토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하는 개헌 작업에 나선다. 북한 헌법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은)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조국통일위업을 성취하기 위한 길을 열어 놓았다’고 명시한 서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내용의 제9조 등이 개정 대상이다.

북한이 남측과 협상하는 통전부를 폐지하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외무성의 역할은 한층 강화되는 모양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국제안보통일연구부 부교수는 “북한 정책 단위 가운데 ‘적대적 두 국가론’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외무성”이라고 설명했다.

외무성 수장인 최 외무상의 위상 변화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 외무상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노동당 정치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상무위원 5명과 위원 10명으로 구성된다. 최 외무상은 15명의 후보위원 중 하나였다.

최 외무상은 북한 내 대표적 ‘미국통’이다. 최 외무상은 김일성 책임 서기를 지낸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수양딸이다. 2018년 싱가포르 제1차 미·북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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