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증원반대 명분 부추겨
진료 면허제 등 정책 뒷받침을”


정부가 의대 교육과정을 현행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명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대 교육과정을 단축할 경우 임상수련을 의무화하는 ‘진료면허제’ 등 정책 보완이 뒷받침돼야 의료 질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교육부는 6일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대 교육과정을 단축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의대 6년제는 유지하면서 대학에서 학사운영을 1년 단축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5학년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학사운영 기간을 단축·탄력 운영하는 방안으로 제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학사일정 탄력 운영 방안에 대한 의료계 반발은 거세다. 의대 교육을 5년으로 줄이면 교육체계가 무너지고 의료 질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교육의 질적 고려는 전혀 없이 학사일정만 억지로 끼워 맞춰 부실 교육을 감추려는 졸속책”이라고 비판했다. 고범석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공보이사도 “교육과정 5년 단축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에 또 다른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계가 그동안 의대 증원 반대 이유로 교육 부실화를 내세운 만큼 반대 명분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의대 교육과정을 단축하려면 진료면허제 도입 등 보완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현재 의대생들은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일반의로 바로 개원·진료할 수 있지만 미국·일본·영국 등에서는 의무적으로 1∼2년간 임상수련과정을 거쳐야 독립 진료를 할 수 있다. 한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내 의대 교육과정을 재조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의료 질 유지를 위해) 진료면허제 등 임상훈련 과정 의무화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유민우 기자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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