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AIIB 출범 당시엔
부총재 한자리 따냈었지만
돌연 잠적하며 우리몫 잃어

ADB 한국인 사무총장은 기업행
후임 자리 2년 뒤나 나올 듯
기여도 비해 인력진출 저조


8년 만의 탈환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 국제공모에서 한국인 후보였던 A 씨가 최근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AIIB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국제금융기구 내 한국인 고위직이 ‘0명’인 가운데 이번 AIIB 부총재 당선마저 수포로 돌아가며 경제 규모나 기여도에 비해 국제기구 내 고위직 인력 진출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AIIB 부총재직 우리나라 최종 후보로 선정됐던 금융위 1급 간부 출신 A 씨가 부총재직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기재부 출신 간부 B 씨와 치열한 경합 끝에 선정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단수로 공모에 응했던 A 씨가 인터뷰 과정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초 AIIB 부총재직 국제 공모에 후보자를 추천하기로 결정하고 기재부와 금융위 간부 출신 등을 포함해 민관을 아우르는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부총재 자리가 5개인 AIIB 임원진 구성은 올해 임기만료와 사임 등으로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정부는 인도네시아나 영국이 차지하고 있는 부총재직 후임을 겨냥해 A 씨를 추천했다.

우리나라는 2016년 AIIB 출범 당시 지분율 5위 등을 앞세워 부총재직 중 하나인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자리를 따냈지만 선임됐던 홍기택 부총재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이며 돌연 잠적하는 바람에 우리 몫을 잃었다. 부총재직 당선이 불발된 가운데 정부는 “한국인 부총재가 나올 수 있도록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가 안팎에서는 이미 부총재직이 중국 등 다른 나라 몫으로 돌아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껄끄러운 한·중 관계를 고려할 때 처음부터 중국 주도의 AIIB 부총재직 탈환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차기 자리가 우리 몫인 것으로 오판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AIIB 부총재직을 되찾아오지 못할 경우 주요 국제금융기구 내 총재, 부총재, 사무총장 등 한국인 고위직은 당분간 ‘0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한국인 부총재 자리를 잃은 ADB의 경우도 최근 한국인 사무총장이 민간 회사로 옮김에 따라 한국인 고위직은 현재 한 명도 없다. 일본 정부가 ADB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따라 향후 부총재직 확보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연임 관행 등을 감안하면 후임 자리는 2026년에나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IMF 등 국제금융기구 8곳 가운데 한국인 고위직 임원은 ‘0명’이고 우리나라 직원 비중이 지분에 못 미치는 곳이 7곳에 달했다.

박수진·박정경 기자
박수진
박정경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