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가 상향 기대에 장중 8%↑
일각 “고려아연 100만원 갈 것”
경영권 분쟁 ‘치킨게임’ 치달아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영풍정밀 주가가 추가 공개매수가 인상 기대감에 7일 오전에도 치솟았다. 이른바 6조 원대 ‘쩐의 전쟁’으로 번진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 측의 다툼이 주식 공개매수가 상향 조정을 통한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서는 극한 대립 끝에 고려아연의 주당 공개 매수가가 현재 83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누가 이기든 막대한 자금 부담, 나아가 국가 기간 산업의 핵심축인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훼손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전 영풍정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 이상 오르며 3만4000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주당 3만 원으로 영풍정밀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서자 MBK는 이틀 뒤 같은 가격으로 매입가를 또 올렸다. 이에 최 씨 일가가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최 회장 등 최 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해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 매수 가격 인상 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지분 확보에 따라 고려아연 의결권 3.7%를 확보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어 이번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공개 매수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극한 대립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 모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비철금속, 2차전지 등 기업과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될 주요 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서로 경영권만 인수하려고 몰두하는 과정에서 기업 차원에서도, 국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은 각종 핵심 광물의 공급처 역할을 해 온 만큼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중요도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경영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과 같은 외부 사모펀드 운용사를 재무적 투자자로 동원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이번 경영권 분쟁이 극한까지 치달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 교수는 “사모펀드는 펀드 만기가 있어 기일 안에 이익을 내 출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만큼 시세 차익을 통한 단기 이익 실현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며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고려아연의 경영권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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