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액 29% 늘어 341억 달러
“범정부 차원 미수금 해결 필요”
지난해 한국 건설산업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악재 속에서도 해외건설시장 톱5 자리를 지켜냈다. 해외 건설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영향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건설 4대 강국’ 도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해외 건설 사업의 고질적인 위험인 ‘미수금’ 문제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3년 ENR 250대 건설기업 매출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 11곳이 순위에 포함됐다. 이들의 해외 건설매출액 총합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341억7000만 달러(약 45조9689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에 힘입어 점유율도 6.1%에서 6.8%로 0.7%포인트 늘었다. 참고로, 미국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은 매년 전년도 매출액에 근거해 250대 건설사를 선정, 발표한다. 이 중 인터내셔널 부문은 해외 매출만을 집계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위상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로 인정받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가 순위는 전년과 동일한 5위로 집계됐지만, 4위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ENR 점유율 1위는 중국으로 24.6%에 달했다. 이어 △프랑스 17.0% △스페인 11.9% △미국 6.9% 등이 한국과 함께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4위인 미국과 점유율 격차가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해외건설 4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발주처로부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수금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해외 건설 미수금 총합은 2021년 12억 달러, 2022년 13억5600만 달러, 2023년 13억6300만 달러로 3년째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수금 문제는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라며 “민간기업이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가 많아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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