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끌어내려야” 연설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파면할 정도의 중대하고 구체적인 위헌·불법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대통령 탄핵을 선동하는 무책임 정치로 비치는 것은 물론, 정작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노린 삼권분립 훼손이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적반하장 성격도 강하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고 했다.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임은 자명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에 군주민수(君舟民水)라고 쓴 데 이어 한 발 더 나갔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국회는 고위 공직자에 대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일 경우 탄핵을 소추할 수 있도록 했다. 노무현·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으로 파면됐다. 지금 윤 대통령은 여러 논란과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야당 대표가 탄핵을 운운할 정도와는 거리가 멀다. 이 대표 발언 이후 당직자들이 “일반론”이라며 선을 긋고 나선 것도 그런 사정 때문일 것이다.

더 기막힌 일은, 정작 민주주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태는 민주당에서 일상화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업무 이틀 만에 탄핵소추한 것이나, 이 대표 수사를 했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를 겁박하는 것이야말로 사법 방해와 다름없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는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기각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인다. 이젠 이 대표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에 탄원서 보내기 운동을 벌인다. 판사 탄핵 목소리도 커진다.

이 대표 발언은 자신에 대한 1심 선고가 다음 달 예정된 데 따른 초조감의 발로로 보인다. 유죄 판결 가능성에 대비한 지지층 결집용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 대표는 검찰과 법원을 겁박하지 말고 조용히 판결을 기다렸다가 승복하는 게 옳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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