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이민호(32)·박소라(여·30) 부부
매번 끊이지 않고 안부를 묻고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하던 사람에게서 갑작스럽게 연락이 오지 않으면 어떨까요. 저(소라)는 어쩌면 남편의 ‘질문 플러팅’에 이미 넘어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과 저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회식 다음 날, 저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전화 번호를 교환한 게 썸의 시작이었어요. 남편은 제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초등학교를 나왔는지 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었답니다.
하루는 제가 장염에 걸려 아르바이트를 나가지 못한 적이 있는데 바로 “왜 나오지 않았느냐?” “어디가 아프냐?” 등등 적극적으로 안부를 묻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 사람이 내게 관심이 있구나!’ 정도로 느껴졌었는데요. 설 연휴 때 갑자기 남편에게 연락이 오지 않자 엄청 궁금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가 자연스럽게 뭐 하고 있느냐고 연락하게 됐죠. 이후 서로 새벽 늦게까지 통화하는 사이로 발전해 결국 연인이 됐네요.
저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대학교에 복학했는데요. 제가 학생으로 생활하는 동안 실질적인 데이트 비용은 모두 남편이 댔어요. 주말에 데이트하고 제가 대학교로 돌아가야 할 때면 남편은 친구들과 기숙사에서 먹을 군것질거리를 한 아름 안겨주곤 했어요.
남편과의 짧은 제주살이는 ‘예비 결혼 경험’과 비슷했어요. 남편이 기흉으로 수술해 병가를 썼는데, 마침 제 퇴사 시기가 겹쳐서 함께 제주에서 살았거든요. 주말이면 친구들이 놀러 오고, 평일에는 함께 쉬면서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주살이하면서 ‘이 사람이랑 살면 큰 문제 없이 잔잔하게 잘 살 수 있겠구나!’ 싶어 내심 속으로 결혼을 다짐하게 됐죠. 저희는 연애 8년 차인 2023년에 결혼했습니다. 앞으로도 남편과 데이트를 즐기며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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