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물 전락… KT, 年100억 손실
“취약층 통신 지원으로 전환을”


공중전화(사진) 한 대당 하루평균 고객은 1명, 통화량은 1분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전화 유지를 위해 연간 300억 원대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처럼 이용률이 저조하다 보니 운영사인 KT는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만큼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에 쓰이는 비용을 취약계층 통신요금·단말기 지원 예산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공중전화는 2만4982대로 집계됐다. 공중전화 한 대당 월평균 이용 건수와 평균 통화량은 각각 30.8건, 25.7분이었다. 일 평균으로 따져보면 1명이 1분 미만으로 사용하는 수준이다. 월평균 이용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이 52.6건, 대구가 50.4건, 경기가 47.5건, 제주가 46.9건, 부산이 42.7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세종(19.0건), 충남(18.7건), 충북(16.4건), 광주(15.9건), 대전(13.8건), 전남(13.8건) 등은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이용도가 가장 떨어지는 강원의 경우 11.7건으로 공중전화 한 대가 3일에 한 번 정도 쓰이는 셈이다.

공중전화 사용이 급감하다 보니 운영사인 KT 적자는 쌓여가고 있다. KT의 2021년 공중전화 사업 수익현황을 보면 영업수익은 163억 원이었지만 비용은 300억 원에 달했다. 한 해 공중전화 운영에서만 13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KT가 공중전화를 줄이며 영업손실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손실 규모는 매년 1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2019년 4만6790대였던 공중전화는 2020년 3만9230대, 2021년 3만5658대로 줄었고 2022년 2만8858대까지 떨어졌다. 한 의원은 “초등학교·공항·관공서 등 공익성 높은 시설은 제외하더라도 이용 건수가 적은 공중전화는 철거하고 KT는 관련 예산을 디지털 바우처 확대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구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