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홍주환(40)·김새롬(여·31) 부부

제(주환)가 아내에게 받은 가장 최고의 선물을 무엇일까요? 바로 건강검진입니다. 아내가 생일선물로 제안한 종합 건강검진 덕분에 전 자칫 위험할 뻔했던 상황을 무사히 넘기며 아내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죠.

아내와 전 2021년 5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리를 다쳐 철심을 박은 것까지 공통점이 여간 많은 게 아니더라고요. 아내에게 자연스럽게 호감이 생겼지만 9살 나이 차이가 섣불리 고백하기 어렵게 만들더군요. 그렇지만 샘솟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두 번째 만남에서 사귀자고 말했습니다. 결과는 거절. 아내는 좀 더 만나보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세 번째 만남에서 아내가 먼저 제게 고백해 연인이 됐답니다.

연애하기 전, 아내가 “꽃 선물 받는 걸 좋아한다”고 하길래 사귀고 나서 매달 꽃 선물을 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내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나랑 사귀면 꽃 선물을 계속해주겠다’고 했는데,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남자라면서요. 음악을 전공한 아내는 감성적인 편이지만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저는 차분한 편인데요. 덕분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 저는 아내를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제 생일 선물로 건강검진을 받도록 했는데, 검사 결과 뇌동맥류를 발견했습니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병이 있는지도 모른 채 생활하다 큰일 날 뻔했죠.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내가 프러포즈까지 준비해 뒀더라고요. 아이러니하게 간호사인 제가 아내의 건강검진 선물로 목숨을 건졌다니, 이런 인연이 또 어딨을까요? 저도 아내가 공황장애로 어려움을 겪을 때 옆을 지켜줬습니다. 서로 큰 아픔이 있을 때 힘이 되어주던 경험을 되살려 앞으로도 상대에게 버팀목이 되는 배우자가 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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