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4)이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고 문학상을 거머쥔 건 한국 작가 가운데 최초다.

10일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까지 한강의 수상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해외 합법 배팅사이트 ‘나이서오즈’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호주 작가 제럴드 머네인(85), 중국 작가 찬쉐(71), 카리브해 연안에 위치한 앤티가바부다 출신 미국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75) 등을 꼽았고 한강은 10위권 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사이트는 지난해 수상자인 욘 포세를 수상 가능성 2위로 예측한 바 있다.

유력 후보는 아니었지만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앞서 한강은 지난 2005년 이상문학상을 시작으로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고 2016년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메디치 외국문학상까지 수상하며 출판계에서는 "노벨문학상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빨랐지만 한국문학이 노벨상 수상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었다"며 "맨부커상 수상과 함께 한강 작가의 작품 다수가 해외 여러 국가로 번역됐고 지명도도 많이 확보한 상태였다"며 "대한민국 문학과 문화의 위상이 그만큼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과 함께 최근 해외진출을 본격화하던 K-문학도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메디치상 수상 외에도 지난 2022년부터 정보라, 천명관, 황석영 작가 등이 매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김혜순 시인은 그리핀 시 문학상 국제 부문을 수상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 작가의 후보 선정과 수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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