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강 노벨문학상 - 해외문단·외신도 극찬
“한강, 비범한 인간성 지녀
‘흰’서 고통을 언어로 초월
‘소년이 온다’ 노벨상 가치”
가디언·NYT 등 집중 조명
작품세계·과거인터뷰 소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심오하고 숙련된 작가… 그녀의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선물.” (영국 가디언)
10일(현지시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확정된 후, 해외 언론들도 앞다퉈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작가와 작품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예리한 분석도 함께 내놓고 있다. 2016년 한 작가에게 맨부커상(부커상 전신) 국제부문을 수여하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되어 준 영국은 특히, 한 작가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축하, 상찬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소설가 데버라 레비의 말을 빌려 한강을 “세계에서 가장 심오하고 숙련된 작가”라고 전했다. 데버라 작가는 한강의 ‘흰’에 대한 서평을 쓴 바 있는데, 당시 이 작품에 대해 “상처와 고통을 언어로 초월하려는 소망이 잘 담겼다”고 평했다. 이후 책은 2016 가디언 오늘의 책에 선정됐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의 영어판 편집자 막스 포터는 한 작가에 대해 “비범한 인간성을 가졌다”고 칭송했다. 그러면서 “그의 작품은 모두에게 선물이다. ‘소년이 온다’를 읽고 이미 노벨문학상 후보로 손색없다고 느꼈다”고 극찬했다. 가디언은 2022년 영국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말도 실었다. 정 작가는 “이번 수상은 충분히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녀가 몹시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도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다양한 평가와 감상을 내놓고 있다. NYT는 한 작가의 과거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작가가 9세 때 경험한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이 인간 폭력성에 대한 그녀의 관점을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작가의 단편소설 ‘에우로파’의 등장 인물이 던진,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요?”라는 질문이 작가의 작품 곳곳에 투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WP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합창’에 비유한 평론가 라라 팜크비스트의 평론을 소개했다. 팜크비스트는 그 합창에 대해 “죄도 없이 가족을 잃은 사람, 학자, 투옥된 사람들, 과거의 상처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심지어 육신에서 분리된 영혼의 목소리까지 담고 있다”고 평했다. 한 작가는 내년 1월 호가스 출판사를 통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어 제목 ‘We do not part’)의 미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다양성 강화의 흐름과 닿아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스웨덴 한림원(노벨문학상 결정 기관)은 여성 수상자, 유럽 및 북미 이외 지역 수상자가 적다는 비판에 직면한 후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향이 2020년 루이즈 글릭(여성·미국),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흑인·탄자니아), 2022년 아니 에르노(여성·프랑스)의 수상과도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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