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아직 어스름한 새벽 안양천 합수부 인근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집 근처 산책을 나온 이, 아침 조깅을 즐기는 시민, 자전거로 출근하는 직장인….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더니, 여명의 시각이지만 하늘은 더 없이 푸르기만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이 살찐다는 것이다. 말은 살이 찔지언정 내 살과 몸무게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따로 체육시설에 등록하기에는 평생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인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미약한 마음가짐을 가진 자라 공공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해 보기로 했다. 가격대비 효용도가 높다는 이유 외에는 다른 큰 의미는 없다. 공공의 저렴한 이용료와 나름 쿠션 성능이 좋다고 자부했던 엉덩이의 고통을 맞바꾸며 새벽 공기를 가른다.

■ 촬영노트

1. 어릴 적 섬마을 선생님이셨던 아빠와 매일 아침 동네 근처 나지막한 산에 올라 바다 가운데서 떠오르던 해를 보며 숨을 골랐다. ‘나이 숫자만큼 해를 들이마셔야 몸도 튼튼해지고 키도 큰다’고 했던 당신의 말씀이 다시 생각난다. 물론 키는 그만큼 크지 않았다.

2. 한강공원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 이용객 중 ‘러닝 크루’와 ‘자전거 폭주족’에 대한 불편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공공이 이용하는 공간일수록 서로에 대한 배려는 필수다.
곽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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