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대예보 : 호명사회’ 송길영 작가
공통경험 줄며 세대 의미 옅어져
소속원 아닌 각 개인이 중요해져
“이제 핵개인의 시대가 시작됐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마인드 마이너’로 활동 중인 송길영(사진) 작가는 최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30년을 다닌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 기업을 나와 ‘개인’이 된 것. 오랫동안 해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 일이 편하고 익숙했을 법도 하다. 주변에서도 그가 퇴사를 결정했을 때 ‘왜 그만두냐’는 질문이 많았다. 최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답변은 간단했다. “핵개인화에 대한 책을 썼는데 제가 핵개인이 아니라서요.”
지난해 미래의 변화를 ‘예보’하는 ‘시대예보’ 시리즈의 첫 책을 통해 ‘핵개인의 시대’에 대해 말한 그는 최근 그 두 번째 책인 ‘시대예보: 호명 사회’로 돌아왔다. 핵개인화에서 나아가 더는 직장이나 단체의 소속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이름이 불리는 이 사회의 속성을 요약한 키워드다. 2010년 무렵 ‘마인드 마이너’라는 이름을 달고 “세대의 마음을 캐는 일”을 자처했던 그는 이제 자신을 “세대가 아닌 시대의 마음을 캐는 작가”라고 정의한다. 세대의 의미가 옅어지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그 또한 시각이 변한 것이다. 송 작가는 “세대 범위가 너무 넓어졌고 결혼과 사회적 사건과 같은 공통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같이 시대를 사는 구성원들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책을 통해 그는 평생직장의 의미가 사라지고 1인 창작자가 증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래를 내다본다. 이에 대해 송 작가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제목을 ‘예보’라고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의사결정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지를 알아요. 지금까지 수많은 기회에서 고른 것이 미래가 되는 거니까요. 결국, 지금까지의 결정을 이해하는 게 미래인 거죠.”
‘시대예보’라는 프로젝트에 뛰어든 이유는 “시대가 원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팬데믹과 고령화, AI의 발전으로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송 작가는 자신이 모아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사회의 변화를 풀어내는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지상파 3사를 처음 앞선 것이 2019년이었다”며 “그때가 변화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면 팬데믹 이후에 넷플릭스가 1위 플랫폼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실질적인 변동은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이 바뀐 이후에 찾아온다”고 말했다.
수많은 트렌드서와 전망서로 포화된 출판시장, 그럼에도 송길영이 미래를 다루는 책을 내기 시작한 이유는 “이러한 메시지가 유효한 것이 책이라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내용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시대중계’라고 받아들여지거나 아직은 벌어지지 않을 ‘시대오보’라고 받아들일 독자”가 모두 존재하지만 “지식을 진지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이를 수용하는 태도의 독자가 있는 곳”이 바로 책이다.
앞으로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시대 공부는 계속된다. 그는 “개인화가 시작된 사회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고 그 시대 안에서 각자가 어떻게 합의해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인간은 정말 똑똑해서 살기 위해선 무엇이든 적응할 겁니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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