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은석(35)·조현진(여·29) 부부

“청약 당첨되면 결혼하는 거야.” 제(현진)게 남편이 했던 장난스러운 말이 현실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청약 당첨된 곳에 들어가려면 당첨 기준일로부터 1년 안에 혼인 신고를 해야 하더라고요. 저희는 짧은 결혼 준비를 마치고 지난해 5월 결혼해 알콩달콩 2년 차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저와 남편이 처음 만난 곳은 한국이 아닌 호주. 2018년 호주에 사는 일본인 친구를 만나러 도착한 그곳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살던 남편은 마침 직장을 그만두고 일이 없던 차에 지인이 연 홈 파티에 참석했다가 저와 마주쳤죠. 남편은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외모를 가졌지만, 그보다 매력적이었던 건 자신의 인생에 줏대를 갖고 생각하는 바대로 열심히 살아가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도 남편과 연락이 이어졌고 저희는 연인이 됐답니다.

교제 3개월 차, 저 역시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습니다. 영어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남편 얼굴을 못 본다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호주에서는 남편과 함께 4개월 정도 지냈어요. 식당과 카페에서 일도 하고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습니다. 물론 당연히 부딪히는 상황도 있었어요. 남편은 호주 생활에 적응했지만, 전 낯선 곳에서 의지할 곳이라곤 남편뿐이었거든요. 서로 지쳐가면서 관계에 위기도 있었지만, 깊은 대화로 잘 풀어갈 수 있었고요. 제 사랑 방식을 상대에게 똑같이 강요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는 경험이 됐어요.

남편은 요트 위에서 제게 프러포즈를 했답니다. 고급 식당에서 추첨권을 줬는데, 당일 요트 이용권이 당첨된 거예요. 생각해 보니 제가 남편에게 “요트에서 프러포즈 받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남편은 그걸 기억했던 거예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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