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근로자 고국방문단이 지난 9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정성규(앞줄 오른쪽 네 번째)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고국이 분단을 딛고 번영하길 기원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 제공
파독 근로자 고국방문단이 지난 9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정성규(앞줄 오른쪽 네 번째)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고국이 분단을 딛고 번영하길 기원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 제공


■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광부·간호사와 서울 방문

롯데타워·방송국 등 둘러봐

“60년대 나라위해 애쓴 분들
돈 벌어 한국으로 다 보낸후
노년에 형편 어려운 분 많아”


“이번에 오신 분들의 평균 연령이 82세입니다. 전직 광부 8명, 간호사 12명인데 고국을 방문한 지 모두 15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땅에 온 것 자체가 큰 기쁨이지요.”

파독 근로자 고국 방문단을 이끌고 온 정성규(71)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지난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방문단은 4∼10일 공식 일정을 마쳤다. 이후 친지를 만나는 등의 개별 일정을 각자 진행하고 이달 말까지 모두 독일로 돌아간다. 정 회장은 인터뷰를 한 다음 날에 돌아간다고 했다.

“이번에 우리 방문단은 롯데타워, 가락시장, 국회의사당을 찾거나 방송국의 가요 프로그램을 관람하며 고국의 숨결을 맘껏 느꼈습니다. 대부분 오랜만에 오신 만큼 ‘이게 정말 대한민국이냐’라며 고국의 발전상에 감격스러워했습니다. 전방 1사단을 방문해 제3땅굴과 도라산전망대를 돌아보며 통일 독일과 달리 여전히 분단국가인 것을 절감하며 가슴 아파했지요.”

알려진 것처럼 파독 근로자는 1963년 대한민국이 빈국이었던 시절에 독일로 가서 광산과 병원에서 온 힘을 다해 일한 이들이다. 이들 광부와 간호사가 국내로 송금한 외화가 나라의 절대빈곤을 쫓아내고 경제 발전에 기여했음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저는 1986년에 법인체의 직원으로 독일에 갔으니 파독 근로자의 실상을 잘 몰랐습니다. 나중에 한인회 활동을 하며, 이분들 중 독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생활의 곤란을 겪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연금을 타서 한국에 다 보낸 후 고령을 맞았거나 독일 남편이 사망한 후 시골에서 이웃과 잘 소통하지 못한 채 고독하게 사시는 등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꽤 있습니다.”

독일서 음식업을 하는 정 회장은 지난 2015년 본 한인회장을 맡았고, 이듬해부터 재독한인총연 수석부회장으로 일했다. 2022년에 제36대 재독총연 회장으로 당선됐다. 2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5월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 기간 공약 중 하나가 파독 근로자 고국방문이었다고 한다.

“제가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고국의 여러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지춘호 경풍약품 회장은 2만 유로를 쾌척했고, 티웨이항공은 항공료 일부를 지원해줬습니다. 자생한방병원은 각종 진료를 해 주고 약재를 제공했습니다.”

정 회장은 인천공항 입국 때부터 환대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공항에서는 이병욱 서원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어울림 악단이 노래 ‘자랑스런 재독 한인동포여’를 부르며 뜨겁게 환영했다. 어울림 악단은 작년에 독일 현지에서 파독 광부·간호사 6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파독 근로자들의 삶을 의료, 주거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법 조항이 이제라도 생기길 바랍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애쓰고 있으니 잘 되리라 기대합니다.”

장재선 전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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