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벨상 보유’ K - 문학의 미래를 보다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후보 올랐던 정보라 작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증명된 지금, 세계로 향하는 한국 작가 가운데에는 소설가 정보라(사진)가 있다. 지난 2022년 소설집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장르 소설계의 숨은 강자로 부상했고 영미권뿐만 아니라 유럽과 남미 등 다양한 국가와 판권 계약을 성사시키며 세계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저 같은 작가가 말하기에는 너무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 같아요.” 13일 전화로 만난 정보라 작가는 노벨문학상 소식에 대해 “한국문학이 이제는 한국만의 문학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겸손하게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출판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는 그가 지금 제안하는 나아갈 방향은 “영미권뿐만 아니라 남미와 스페인어권, 유럽권 진출에 대한 관심”이다. 그는 “한국이 영어권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느낀 것은 그 외 국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것”이라며 “특히 남미의 경우에는 K-팝과 K-드라마를 바탕으로 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K-문학을 배우려는 이들까지 한국 문화 전반을 좋아하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해외로 알려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은 요인은 ‘중소형 출판사’와의 연계다. 아시아권 문학에 대한 서구 국가의 관심이 높지 않은 만큼 중소형 규모의 아시아 전문 출판사를 통해 작품을 번역·출간한 후 이를 발판으로 해 다양한 국가와 연결되고 해외의 독자들에게 닿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해외는 한국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도 출판사들 사이의 관계망이 굉장히 촘촘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콜롬비아에 책을 출간하면 멕시코나 아르헨티나·브라질까지 이어지는 등 한 언어로 출간이 이뤄진 후 주변 국가로 확 퍼져버렸다”고 설명했다.
노벨문학상 소식으로 대중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 작가는 “‘제2의 한강’을 찾아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마치 ‘수능 만점’처럼 취급하면 안 된다”는 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엄청난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문학계에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분별없이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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